본문 바로가기

제작일지

003.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오랜만에 서빙 알바를 하러 나갔다.
손님은 많았고 정신은 없었고 잠도 부족했고
낮에 나누었던 회의 내용들이 머리를 맴돌고 있는데

잠깐 짬이 났을 때 동생님이 해 주신 말.
인 식이를 찍는다고 해서 난 참 좋아. 재미있고 예술적 끼도 있는 앤 거 같아. 세상에 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닌데, 나 같은 사람도 있고 인식이 같은 사람도 있고, 내 친구들처럼 사는 애들도 있고, 누구는 임신해서 힘든 결혼은 해야 하고, 다들 그렇게 사는데, 사는 얘기가 없어.
인식이에게도 좋을 거 같아. 다른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잖아. 지금 그 애도 괜찮고 좋지만 한계가 있어. 다른 것들을 경험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택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 그런데 이렇게 카메라를 통해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자기 삶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건 그 애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거 같아. 그렇지 않을까?

동생님의 이야기는 우리 회의하고도 닮아있었고, 나는 그래서 기뻤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이야기구나 싶어서이기도 하고, 어쩐지 잘 될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생각한 건,
민희에게도 인식이에게도 카메라를 꼭 쥐어주자는 것.
그들의 시선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거, 그것도 참 중요하다 싶다.

여하튼 자꾸자꾸 일이 뭔가 되고 있는 듯한 이 뿌듯함!
잇힝-
깅 대표님에 말에 따라 제작 일지를 써 본 모리였음.
(넘버링은 대강 했는데 새로 정리하자~)

Posted by 모리暮唎

'제작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011. 면접과 이사  (3) 2008.06.17
010  (3) 2008.06.07
008.  (0) 2008.05.14
007  (1) 2008.05.05
006. 불안  (0) 2008.04.26
004. 선데이  (0) 2008.04.21
005. 먼데이  (0) 2008.04.21
002. pause  (0) 2008.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