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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지

말을 넘어서

시사회를 여러번 했다. 외부 장소를 빌려서 한 것은 총 네 번. 우리 셋이서 작업실에서 한 것까지 합하면 열번은 되지 않을까? 셋이서 하다보니 우리끼리 마감일정을 잡아서 구성과 편집된 영상을 점검한다. 그 작업이 지겹긴 하지만 사람들이 해주는 말을 듣고 있으면 미처 각자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한다. 혼란스러워지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감정을 배제하고 듣고 있으면 한계로 인정해야 할 부분과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한계로 인정해야 할 때가 좀 아쉽긴 하지만, 지나간 시간들은 지나간 시간들인 것을.

요즘은 7월 6일에 내부 시사와 7월 8일 오사장님을 모시고 하는 시사를 준비하는 중이다. 그 때 들은 이야기로 작업을 정리해서 7월 13일엔 최종안을 만들자고 이야기가 되었다. 또 수정하느라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지만, 믹싱이 7월 16일로 잡혀있다. 미디액트에서 표님이 해주시기로 했다. 영진위에 제출 일자도 이젠 마감이고 부산 영화제에도 출품할 생각이다. 영화제를 마감으로 둔 것이 아니라 무한정 늘어졌고 남은 영화제라곤 부산 밖에 없다. 부산에서 상영 안해줘도 우리는 홍보할 때 '부산 영화제 출품작' 이러면서 하려고 ㅎ '칸 영화제 출품작' 이런 타이틀도 괜찮으려나.  어디서든 상영을 해야 할텐데 살짝 걱정이 되긴 한다. 영화를 도와주신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고,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썩힐 순 없으니까... ㅎ 걱정되는 것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우리들 모습;;;

지난 며칠은 씬별로 보면서 수정할 것, 컷, 내레이션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꼼꼼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모리가 이 화면은 별로다고 말하면, 그 컷 붙이느라고 고생한 기억이 있는 나는 더 좋은 화면은 없다고 말하지만, 돌아서서 찾아보면 꼭 더 좋은 화면들이 숨어있더라. 그래서 이젠 이 이상 더 좋은 컷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다. 그런 틈들을 서로 메워주는 과정이 괴롭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믹싱 날짜를 잡고 나니 이젠 끝이라는 생각이 더 다가오고, 슬그머니 마음의 부담을 놓기 시작하는 것이 보인다. 아직 마무리 작업이 많이 남았는데, 이건 뭔가 풀리고 있다. 나사.

남은 작업들은 번역, 번역을 위한 대본 작성, 내레이션과 구성 최종 점검, 화면 세밀한 편집, 자막, 엔딩 크레딧, 출연자들에게 연락, 믹싱, 지원금 영수증 처리, 자막 넣기, 색보정이나 후반 작업을 더 할지는 모르겠다. 여튼 그러고 나면 홍보와 상영이 남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만만치 않은 일들. 또 비용이 필요한 일들. 그리고 개청춘 작업을 잘 정리해보기로도 했다. 짧은 경험들이지만.

앗, 편집하자.
(모리님 개청춘 늬우스 또 안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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