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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지

020. 취업 박람회

삼성역 코엑스몰에서 2008 취업 박람회가 열린다고 해서 촬영을 갔다. 새벽 늦게 자는 바람에 좀 늑장을 부렸다. 취업 박람회장은 사람들이 많았다. 입구부터 줄을 선 사람들. 안내하는 사람들. 각 기업의 부스마다 모의 면접을 보거나 상담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인기있는 부스는 약간 이름있는 기업이거나 화장품이나 음료 등 뭔가를 나눠주는 곳들이다. 상담을 해주는 곳도 인기가 많았다. 대기업 부스는 거의 없었다.

양복을 입거나 깔끔한 차림으로 박람회장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20대. 내 또래이거나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었다. 발랄하지만 불안해보이는 얼굴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 내가 보기에도 박람회장은 실속이 없어보였다. 그냥 이런 행사를 한다는 티를 내기 위해서 하는 듯. 아니면 기업(제품)을 홍보하려고 하는 듯. 그런 주최측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몰려들어 뭔가를 얻어가려는 사람들의 모습. 뻔한 이야기만 한다면서도 계속 기웃거린다.

화장을 해주는 부스, 자기 소개서 콘테스트 부스, 모의 면접 부스, 이력서를 지도 받는 부스 등 인상적인 곳들이 있었다. 하지만 좀 답답한 느낌. 지하라서 그런 게 제일 큰 것 같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찍어야 할까? 여전히 고민이 된다.

늘 다시 돌아간다. 왜 만들려고 하지? 무슨 이야기를 하지? 뚜렷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것도 답을 내리고도 다시 회귀하는 것도...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기획/구성을 한 것이 촬영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촬영이 중요하다. 지금은. 흑.

40분 정도를 촬영했고, 대부분 스케치 화면이다. 면접 보는 부스의 사운드를 닮으려고 했는데 곤란하다고 해서 접었다. 면접과 스펙과 회사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 저기서 울려 퍼졌다. 나만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혼자 와서 인터뷰는 못했는데, 다른 취업 박람회에 가서는 꼭 인터뷰를 해보아야겠다. 영화에 쓴다기보다는 내가 궁금해서;

촬영을 잘하자! 오늘 어떻게 찍을지 몰라서 막막해했던 나의 결론이다. 메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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