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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들

[기사] 나 오늘 사표 쓸까? 20대 직장여성


시사IN 특집 기사 [좌절하는 20대 여성들]

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 판매소에서 표지에 적힌 '20대 직장 여성은 매일 사표 쓰고 싶다'는 카피를 보자마자 3000원을 꺼내 20대 여성으로 보이는 판매직원에게 주고 잡지를 샀다. 민희를 처음으로 인터뷰 하던 날, 민희가 했던 말이다.

시사IN. 전철 안에 서서 후루룩 읽다가 열 받았다. 이 기사는 아니잖아! 따지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열받아서 정리가 안 된다. 우선 링크했다.

이 기사는 20대와 여성을 동시에 열받게 한다. 아니다. 20대 남성이 보고 안심하게 만든다.
 ' 아 나도 문제지만 여자들 때문에 더 욕먹고 있구나' 싶은 느낌이 들게 한다. 왜 여성들이 더 많이 힘들어하는지, 회사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칼퇴근 여성, 남성의 두 배'라는 소제목은 어떤 느낌을 주는가?

맥락을 떠나서 한 단락을 보면,

[그러나 성차보다는 세대적 특징이 조직적응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20대 여성 회사원의 말이다. " 20대 남자 직원을 자세히 보면 굉장히 나약하고 심지어 여성스럽기까지 하다. 여자보다 더 회사를 그만둘까 고민을 많이 한다. 학력과 능력에 비해 일이 너무 보잘것없으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괴리감때문에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건 뭐. 성차보다 세대적 특징이 문제라고 하는 건지, 세대가 여성적으로 변해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인지. 무엇보다도 저 '심지어' 여성스럽기까지 하다는 말이 무척 불쾌하다. 왜 여성적이라는 말 앞에 '심지어'라는 부사가 들어가야 하는가? 여성 회사원의 말이라고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놓은 것도 불쾌하다.

지금은 불쾌하고 열받는 게 많지만, 이런 교묘한 기사야 말로 진짜 현재 20대 여성들이 얼마나 '뭔가가' 어려운지를 말해준다.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이야기가 개청춘에 담기면 좋겠는데, 어려울까?

자야겠다. 자고 일어나서 나도 이 기사에 댓글 달아야겠다. 20대녀 2 라고 하면서. 자고 일어나면 20대녀 99명이 댓글을 올려서 나는 20대녀 100이 되었으면 좋겠다. 20대녀 1은 정말 화가나서 댓글을 단 것 같다. 억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