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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지

034. 동네파

30년 가까이를 살면서 거의 그 수만큼 이사를 다녔던 나는,
오래된 친구, 특히나 동네 친구들이라는 것이 없다.
어릴 적 그나마 그 동네를 이사다니며 5-6년 간을 살았던 곳의 친구들을 스무살이 되던 해, 당시 유행하던 알럽스쿨을 통해 다시 만났던 적은 있지만, 이미 그들과 나는 공유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거리가 멀기도 했고. 동네 친구의 묘미란, 밤에 슬리퍼에 츄리닝 입고도 '나와!' 하고 만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던가!

여하튼,
그래서 난 승희씨의 동네파 모임이 부럽다.
술도 수다도 노래방도 자전거도 맛난 음식을 먹는 것도
다 나도 좋아하는 건데 흑. 촬영하러 갈 때마다 같이 껴서 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제 동네파 모임은 연말 파뤼를 위한 마니또 뽑기를 했다.
아- 그리운 게임이여. ㅎㅎ
마니또를 뽑는 것도 그냥 이름만 달랑 적힌 종이를 뽑는 게 아니라, 매우 정성들여 꾸며진 종이를 뽑는 거여서,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크리스마스 파티까지 남은 한 달 동안, 그녀들은 즐겁게 몰래 선물을 준비하고, 또 이름 없이 보내진 문자에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승희씨 말처럼 우리는 불안한 시대를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

크리스마스 파티는 정말 기대된다 :)

+) 촬영은 V1 으로 진행했는데, 촬영할 때는 화면도 깨끗하고 노이즈도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HDTV로 보니까 노이즈 쫌 많다는;;; 흑.
(사진은 월요일에 업로드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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