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다스럽게-

'하기'

수업 첫날 도예 선생님은 학급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1조는 작품의 양만을 가지고 평가하고,

2조는 작품의 질로만 평가할 거라고 말했다. 평가 방법은 간단했다.

수업 마지막 날 저울을 가지고 와서 '양 평가' 집단의 작품 무게를 재어

그 무게가 20킬로가 넘으면 A를 주고, 15킬로면 B를 주는 식이었다.

반면에 '질 평가' 집단의 학생들은 A를 받을 수 있는 완벽한 하나의 작품만을 제출해야 했다.

드디어 평가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가장 훌륭한 작품들은 모두 양으로 평가 받은 집단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양' 집단이 부지런히 작품들을 쌓아나가면서, 실수로부터 배워 나가는 동안,

'질' 집단은 가만히 앉아 어떻게 하면완벽한 작품을 만들까 하는 궁리만 하다가

종국에는 방대한 이론들과 점토 더미말고는 내보일 게 아무것도 없게 되고 만 것이다.

훌륭한 작품을 완벽한 작품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중에서


잘 '하는' 것이든, 못 '하는' 것이든

일단 전제는 뭐든 해야 한다는 거다.

그저 한다는 것을 가지고 자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잘 하기 위해서, 해야 한다.

이왕이면 재미있게.


오늘 반이다는 하루를 이야기하는데에 쏟아부었다. 그런 시간이 필요했던 때였나보다. 뭔가 어기적거리면서 조심스레 굴러가던 것들이, 이제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힘있게 굴러갔음 좋겠다. 주인공들에 대한 책임, 후원을 해준 분들에 대한 책임,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그러면서도 멈칫거리기보다는 내딛기를 먼저 할 수 있다면 좋겠다.

감바레마쇼! 우리들!

'수다스럽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계 백숙과 2pm  (0) 2009.07.17
마취제  (10) 2009.06.29
여름 맞이 스킨 변경  (2) 2009.06.20
그냥 수다  (2) 2009.04.29
기록해두기, 잊지 말자  (2) 2009.03.09
오늘  (3) 2009.03.08
작업하는 여자들  (4) 2009.03.06
녹취 중  (2) 2009.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