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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럽게-

오늘

오늘 이사를 하느라 하루 종일 움직였다. 이사를 도와주는 친구들과 자장면을 먹고 거울놀이를 하느라 즐겁기도 했고,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피곤하기도 했다. 옥상에서 햇볕을 받으면서 동네를 보기도 했고, 아저씨가 운전할 동안 차에서 자기도 했다. 새로운 동네에서 처음 보는 룸메와 밥을 먹기도 했고, 가구점에 가서 구경만 하다가 매트리스를 얻어오기도 했다. 방안에 물건들을 어떻게 배치할까 고민하기도 하고, 옛날에 받은 연애편지를 보고 덜컹 하기도 했다. 맥심과 원두커피를 동시에 마시기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해서 한참 수다를 떨기도 했다. 인터넷을 연결하고 메일 확인도 하고, 블로그도 돌아다니고, 카페에도 들렀다. 그리고 별 것 아닌 하루의 이야기를 여기에 남기고 있다.

오늘 하루동안에도 이렇게 여러가지 일을 하고, 수시로 감정이 변하고, 시간을 초월한 온갖 생각을 하는데...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그와 그녀들의 삶에 대해. 아니 조금이라도 알고 있을까? 오해로 가득 차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버리는 것일까?  우리는 얼마나 통(-)하였는가? 결국 제작자의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우리라고 묶이는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까?

민희의 인터뷰 한 대목이 생각난다. 얼마 전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솔직해지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 솔직해지는 것. 거들먹거리지 않는 것. 쉽게 판단하지 않는 것. 그러나 판단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용기를 내는 것. 그리고 책임을 지는 것.

인터뷰를 고르거나 어떤 장면을 사용할 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할 때, 별로 망설임이 없는 내가 무서울 때가 있다. 도대체 스스로 무엇을 안다고 생각하는지...이사 때문에 편집을 잠시 놓고 있으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즐겁다고 말할 수 있겠다. 훨씬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팅을 시작했는데, 무거워진 느낌. ㅎ 요즘 독립영화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은데, 한바탕 수다를 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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