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급일지

[상영후기] 오! 재미동 상영


아주 늦었지만, 5월 22일 오재미동에서 한 상영후기. 상영후기를 꾸준히 쓰기로 했는데, 반이다 멤버들 모두 스물스물 안 쓰고 있었다. 지난 회의에서 다시 상영후기를 열심히 쓰자고 했다. 밀린 일기 쓰는 심정으로 쓰고 있지만 좋았던 상영회라 쓰는 게 나쁘진 않다.

상영회는 비오는 날 6시 반, 명동 근처의 드림텍이라는 곳에서 했다. 아이공과 비슷한 규모의 작은 상영공간이었다. 스물다섯석 규모였지만 의자는 극장의자였다는 거! 도착했더니 배급사인 시네마달의 이상엽피디님과 GV진행을 해주실 [더불어 사는 집]의 연출자인신 이현정 감독님 그리고 오재미동의 스텝이신 최진화선생님이 계셨다. 상영 끝나기를 기다리며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가 GV하러 들어갔다.

스물다섯석의 작은 공간이지만 사람들이 꽉 차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대부분 20대인 것 같았다.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반이다는 어떻게 만났는지 대화도 나누고, 다큐멘터리 제작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한 남자분이 인식이란 인물 캐스팅은 실패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셔서 또 한참 대화가 오고갔다.

1시간 정도 열띤 GV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 여자분이 고민을 이야기하신다. 교대를 다니는데 안정적이긴 하지만 다른 싶은 공부가 있다고 하셨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만족스러운지 물어보셨다. 고민이 되게 깊으신 것 같은데, 나로서는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나의 경험에 대해서만 말했다. 나에게 답을 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나라도 잡고 물어보고 싶은 답답한 마음을 앞에 두고, 공감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 이럴 때 힘이 되는 말이라도 할 수 있는 내공을 쌓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분이 가시고 다른 여자분 두 분이 말을 거셨다. GV때는 쑥스러워 질문하지 못했다며, 영화가 자신들의 이야기 같아서 위로가 되었다고 해주셨다. 독립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시는 분들. 우리 타이틀 작업을 해준 '어쩔 수 없어' 팀 이야기를 한참 하고 명함을 드렸다. 연락을 주신다고 하셨는데 왜 안주시는걸까? ㅎ( 혹시 이 글 보시면 연락주셔요) 두 분 중 한 분이 GV 보시면서 그리셨다는 나의 그림을 받았다. 미디어잡 메모지가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걸까? ㅎ 누군가 나를 그려주는 것이 이런 기분인지 몰랐다. 감사! 이 그림을 책상 앞에 붙여두고, 그 날의 므흣함을 즐기고 있다.


상영회를 하고, 영화가 좋든 싫든, 부족하다고 느끼든 간에, 상기된 얼굴로 관객들과 고민을 주고 받고나면, 개청춘이 중간에 무너지지 않고 완성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좀 더 열심히 상영도 하고, 다음 작업도 해야지하는 마음이 든다. 상영을 마치고 오재미동에서 치맥을 쏘셔서 간단히 뒤풀이를 했다. 이걸로 상영후기 끝. 다음부터는 상영 후 바로 바로 적어야겠다. 생생함이 떨어지는 구만...